1.
정신 차려보니 4월 18일이다. 이번 달 안으로 텍스리턴을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호스트에게 물어보니 빨리 하라고 해서 얼른 했다. 미루고 미뤄왔는데 대충 남의 블로그 보면서 어찌저찌 했다. 근데 기분이 참 찜찜하다. 딱 낸 만큼 돌려받는걸로 나오기는 하지만, 나는 저소득자라 더 많이 받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다.
2.
이거 하는게 그렇게나 귀찮고 버거웠다. 번역기라도 돌리면서 했어야 했는데, 아마 나는 20%만 읽고 대충 때려맞춰서 한 것 같다. 그냥 하기가 싫어서 그랬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나는 죽었다가 깨나도 다른 블로거들처럼 꼼꼼하게 정리하진 못하겠구나. 인생 진짜 대충사는게 아닌가 싶었다.
3.
그러다가 대충 살아서 이정도면 꽤 괜찮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확천금 로또에 당첨 될 만큼 크나큰 운이 있는건 아니지만 캐나다 워홀에 붙는 정도의 운, 뒤에서 차 사고가 나도 무사할 운, 결국은 내가 뜻하는대로 흘러갈 만큼의 운 정도는 갖고 태어난 것 같아, 귀찮은 일에 말리는 경우도 별로 없고 인생사에 오르막길 내리막길 있는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인데, 이 정도면 참 평범한 인생살이가 아닌가 싶었다.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만족하고. 어쩌면 내 인생이 얼핏 재밌을 수 있는건 그 귀찮은 것들을 하지 않으려고 피해왔고, 대충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태도 덕분이 아니었을까. 대충하면 어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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