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이야기/A2018.4

2018년 4월 20일 두려움이 없어질 때까지 try one more

ㅇㅈ8 2018. 4. 24. 12:50

1.
일 다운 일을 했다. 먼저 세차를 했고, 장작더미를 지금 지내는 집 옆으로 옮겼다. 장작이 있던 자리엔 자전거를 옮겨두고 마지막으로는 각 집에 있는 그릴을 닦았다. 닦았다기 보다는 털어냈다. 밖에서 일하니까 날씨가 좋아진게 실감난다. 

2.
집에와서는 친한 오빠의 웨딩사진을 편집했다. 지난번 선배의 미적지근한 반응이후로 '에이 안해’라고 생각했지만, 사진을 받으니까 또 신이 났다. 안부 인사와 함께 잘 부탁한다는 메세지가 함께여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사진도 훨씬 많아서 내가 시도해 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았다. 잘해서 주고 싶다. 


3.
날이 너어무 좋아서 사진찍으러 나갔다. 동영상도 찍고 언제나 그랬듯 핸드폰 리모콘으로 셀카도 찍었다. 팟캐스트에서 좋은 노래가 나와서 춤을 추고 싶었다. 아무도 안보는데 춤을 출까? 잠깐 뱅뱅 돌아보았지만, 결국은 춤추지 못했다. 혹시 누가 볼까봐 그랬다. 특히 피아 얘가 봤으면 분명히 ‘쳇' 하면서 짜증나게 했을게 분명했다. 아직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4.
한참을 그렇게 놀다가 올라와서 햇빛 아래 누워있었다. 볕이 너무 좋아서 자연스럽게 눕고 싶었다. 그때 호스트가 밥하러 간다 그래서 따라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냥 누워있어도 됐었을 것 같다. 못 알아듣는거 50%, 밥값을 하려면 그를 도와줘야 한다는 50%. 



5.
대신 사슴을 또 봤다. 사슴은 나한테만 놀라운 거인 줄 알았는데, 캐나다 사람들에게도 놀라운가보다. 호스트의 아빠와 고모가 핸드폰 들고와 사진을 엄청 찍어갔다. 거의 코 앞에서 봤다. 너도 내가 신기하니? 큰 눈을 껌뻑이는데 가까이 가고 싶었다. 마침 시간이 한국은 아침이 되었을 것 같길래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동영상을 보냈다. 사슴을 발견한 이 기쁨을 함께하고 싶었다. 어쩜 대학사람들은 답장 한마디 없었다. 아무래도 나는 이들과 감성코드가 하나도 안맞는것 같다. 절레절레



6.
호스트의 아빠가 와인 한 잔 주셨다. 신나서 마시다가 엎었다. 후다닥 닦아내고 모른 척 다시 한 잔 따랐는데, 얘기하다가 이젠 아예 잔을 깼다. 전적이 있어, 또 깰까봐 무서우니 그냥 그만 마시겠다고 했는데, 아니라고 괜찮으니까 try one more 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 준 얘기가 있다. 아이들이 다이빙을 배울 때, 한번 뛰고 무섭다고 돌아오면 그냥 계속 다시 뛰라고 한단다. try one more 하면서. 그 두려움이 없어질 때까지 그냥 계속 하면 된다고.



KEEP GOING, BRAVELY